
독파모에서 떨어진 회사가 GPU 1000장을 챙겼다
최근 AI 업계에서 꽤 의아한 소식이 돌았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그래픽처리장치, 그러니까 GPU를 1000장이나 확보했다는 소식인데요. 문제는 이 회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줄여서 독파모 사업의 3차 단계평가에서는 탈락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국책 사업에서 탈락하면 지원도 끊기고 자금도 마르는 게 당연한 수순이죠. 그런데 모티프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정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GPU를 끌어모은 건데, 그 규모가 독파모 3차 평가에 남은 SK텔레콤,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물량과 똑같은 1000장 수준이라고 합니다.
탈락한 회사가 선정된 회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GPU를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오늘은 모티프가 어떤 회사인지, 독파모가 뭐길래 다들 사활을 거는지, 이번 GPU 확보가 어떤 의미인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독파모 탈락했는데 GPU 1000장이라고?
독파모는 '대한민국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줄임말로,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자체 대규모언어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SK텔레콤,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이 참여해 2차 단계평가까지 함께 치렀습니다.
2차 평가에서는 참여한 4개 팀의 모델이 모두 해외 평가기관 에포크AI의 기준을 통과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3차 평가에서는 최종 2개 팀, 이른바 '톱2'만 추려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좁혀졌고 모티프는 이 단계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도 모티프가 챙긴 GPU 물량이 정부 지원을 받는 3개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탈락이 곧 퇴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모티프, 어떤 회사길래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대규모 AI 모델을 구동할 때 핵심이 되는 GPU 연산을 효율적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을 내세워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창업자는 원래 학계에서 한 우물을 파던 교수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로봇이나 양자컴퓨터처럼 핵심 기술 없이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딥테크 분야에서 교수가 직접 최고경영자로 변신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모티프는 매출이 3,562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시기에도 2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력이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출 규모만 보면 의아할 수 있지만, 그만큼 보유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체 모델 Motif-3를 선보이며 국내 AI 벤치마크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고, 에이전트 기능에 집중한 버전을 29일까지 API로 무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파라미터 규모는 3140억개 수준으로, 업스테이지의 Solar Open 2보다 큰 편입니다.
성능 1위인데 왜 떨어졌을까
업계에서 특히 눈길을 끈 건 '성능 1위인데 왜 탈락했나'라는 반응이었습니다. 모티프 측은 자사 모델의 성능 지표가 뒤지지 않는다고 보고 실제로 이의신청까지 제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평가 기준이 단순히 수치상 성능만이 아니라 활용 전략이나 사업화 방향까지 고려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 연산에 쓰이는 활성 매개변수 기준으로 보면 LG가 370억개, SK텔레콤이 330억개 수준으로 모티프와는 모델 설계 방향 자체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떨어졌다고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례'라는 반응과 '그래도 국책 사업 지원이 아쉬울 것'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평가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독자 생존 능력에 대한 놀라움이 함께 섞인 분위기였습니다.

GPU 확보, 어떻게 가능했나
모티프가 정부 지원 없이 GPU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개발 역량이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모티프는 '독자 개발'이라는 방식으로 GPU 인프라를 마련했는데, 이는 대규모 AI 연산을 최적화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선택지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 그리고 Motif-3로 입증한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외부 GPU 자원을 끌어올 교섭력도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모티프는 모레, 리벨리온 등 다른 국내 AI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본의 신생 네오클라우드 업체 사업에 진출하며 첫 해외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GPU 확보 경쟁은 모티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베슬AI 같은 다른 업체도 GPU를 확보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KT는 자체 GPU 인프라와 토큰 팩토리 기술로 GPU 효율을 21%가량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내 AI 업계 전반에서 GPU 확보가 생존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정부도 통 크게 움직인다
독파모 사업을 이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진화 속도가 예상 밖'이라며 독파모 지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프론티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3차 평가를 거쳐 최종 2개 정예팀을 추려 GPU 등 지원을 당초 계획대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부 차원의 투자 규모도 눈에 띄게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부가 운용하는 GPU 인프라를 B200 환산 기준으로 약 2만9000장까지 늘려 최상위급 모델 개발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 나왔거든요. 독파모에 참여했다가 GPU가 부족했던 스타트업들도 이번 사업을 거치며 대규모 모델 학습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결국 독파모는 단순히 한두 기업을 선정하는 경쟁이 아니라, 국내 AI 생태계 전체가 대규모 학습 노하우와 인프라 운용 경험을 쌓는 과정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입니다. 탈락한 기업도, 선정된 기업도 각자의 방식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음 라운드, 어떻게 흘러갈까
독파모 3차 평가는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기정통부가 최종 톱2를 가려내겠다고 밝힌 만큼,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 중 누가 최종 지원을 받게 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모티프 입장에서도 이의신청 결과와 별개로 이미 독자 생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정부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 진출이나 자체 모델 공개 같은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GPU를 둘러싼 경쟁이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체급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은 모티프의 GPU 1000장 확보 소식을 중심으로 독파모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성능과 지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줄다리기가 앞으로 어떻게 결론 날지, 계속 지켜볼 만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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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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